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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Joins사회] 성범죄자 '전자발찌' 2009-07-03

조회수:1434

범법행위를 저질렀던 유명 인사나 연예인 등이 보육시설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시죠. 참회의 뜻으로 자발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보호관찰제도에 따른 것입니다. 형 집행을 유예하는 대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죠.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 중 재범이 우려될 경우 ‘전자발찌’를 채우기도 합니다. 성구매자를 ‘존스쿨’이라는 곳에 보내 강의를 듣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 미납자들도 사회봉사로 대신할 수 있게 됩니다. 올해 20년째를 맞은 보호관찰제도 중 성범죄자에게 적용되는 ‘전자발찌’의 위치추적시스템을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경북 상주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배모(30)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성폭력범이 부착하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다. 같은 해 9월 전자발찌를 통한 위치추적제도가 시행된 이래 첫 재범 사건이었다. 배씨는 2003년 다방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전력이 있었다. 그는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9월 30일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대신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가 됐다. 배씨가 사건을 저지른 것은 11월 4일 저녁. 그를 검거하는 데 20시간이면 충분했다. 위치추적장치를 통해 중앙관제센터에 그의 위치기록이 낱낱이 저장돼 있었기 때문이다. 배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뒤 충동을 이길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 휘경동 서울보호관찰소에 있는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 현재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전국 175명의 성폭력범 위치를 24시간 추적한다. 중앙관제센터 스크린상의 지도에는 전자발찌 착용자들이 작은 원으로 표시된다. 이들이 출입제한구역에 접근하거나 외출 제한 시간에 집 밖으로 나갈 경우 원의 색깔이 변하고 경보가 발생한다. 중앙관제센터에는 아직까지 배씨의 범행 당일 이동 경로가 저장돼 있다. 그는 범행 당시 건물 옥상에 약 5분간 머물렀으며 범행 이후 인근 지역을 배회했다.

박준재 센터장은 “자신이 있는 장소가 기록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범죄 심리가 상당히 위축된다”며 “재범을 아예 막을 수는 없지만 상당히 감소시킨 게 기록으로 증명된다”고 설명했다. 전자발찌를 단 채 첫 재범을 저지른 배씨 이후 다른 범죄자가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다. 전자발찌를 착용했었던 377명의 성폭력범 중 재범자는 한 명으로 재범률은 0.26%. 전자발찌 도입 이전인 2007년 성폭력사범의 성폭력 재범률 5.2%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24시간 위치추적 … 재택감독장치로 외출 확인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장치는 모두 세 가지다. 발목에 부착하는 전자발찌, 어디를 가든 지니고 다녀야 하는 휴대전화 모양의 추적장치, 집에 설치돼 외출 여부를 감독하는 재택감독장치가 그것이다. 대상자의 위치를 파악하게 하는 것은 휴대용 추적장치다. 전자발찌는 휴대용 추적장치와 전자파를 주고받으며 대상자가 휴대용 추적장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만약 휴대용 추적장치와 전자발찌 사이의 거리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질 경우 대상자가 착용한 전자발찌에 진동이 울리며 중앙관제센터와 보호관찰관에게도 이를 알리는 경보가 울린다. 이 거리는 10~50m로 대상자의 주택 크기나 활동 범위에 따라 조정한다. 재택감독장치도 외출 제한 시간 이후 집 밖으로 대상자가 나가거나,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피해자 집에 접근할 때 중앙관제센터와 보호관찰관에게 이 사실을 즉각 알리게 된다. 이 세 가지 전자장치는 야간 외출 금지,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피해자의 집 등 특정 지역 출입금지 등의 의무 사항을 지키게 하고 재범을 막는 ‘무언의 압력’인 셈이다.

출입금지 지역 접근 땐 문자메시지로 경고

인체에 해가 없는 실리콘 재질의 전자발찌는 약 150g의 무게로 조금 느슨하지만 빼낼 수는 없을 정도로 발목에 부착된다. 고정 클립이 강력히 고정되지는 않아 힘을 주어 뜯어내면 제거할 수 있다. 피해자가 다쳤을 경우 치료를 위해 떼어낼 수 있도록 고안했다. 전자발찌의 줄 내부와 고정 클립에는 센서가 달려 있다. 훼손하면 중앙관제센터와 보호관찰관에게 통보된다. 대상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전자발찌를 제거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휴대용 추적장치는 약 250g의 무게로 휴대전화 모양을 닮았다. 하지만 숫자 버튼이 없고 보호관찰관·중앙관제센터와의 연락을 위한 버튼 2개 및 전원 버튼, 내부 조작을 위해 상하 조작 버튼이 달렸다. 액정화면으로 ‘출입금지 경고’나 ‘외출 제한 위반’ 등의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있으며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배터리는 18시간 지속되고 외출 제한 시간 동안 집에서 충전할 수 있도록 재택감독장치에 충전기능이 포함돼 있다.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는 위성을 통한 GPS 좌표와 이동통신사의 기지국 등이 이용된다. 부착자가 휴대하는 추적장치에서 나오는 신호가 위성이나 기지국을 통해 중앙관제센터로 전달된다. 실제 상황과는 45초 정도 차이가 있다. 부착자가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로 들어갈 경우에는 위성 신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동통신사 기지국도 활용된다.

8월부터 미성년자 유괴범도 부착하기로

전자발찌는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높은 성폭력사범에 한해 부착된다. 성폭력범죄자 중 징역형이 종료되거나 가석방된 경우, 집행이 유예된 경우에 대상자가 된다. 대상자 중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상습적으로 범했거나 13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성폭력범죄를 저지르는 등 재범 소지가 큰 경우 부착 대상자로 선정돼 길게는 10년까지 전자발찌를 달게 된다. 법원의 부착명령이 선고된 이후 10일 이내에 부착되며, 해당 보호관찰관이 PDA를 통해 중앙관제센터에 등록하면 그때부터 대상자의 위치가 스크린상에 표시된다.

올 8월 9일부터는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에 ‘미성년자 유괴범’이 추가된다. 성폭력범죄자 위치추적제도는 1997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처음 시행돼 현재 미국·프랑스·호주 등 10여 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한편 2005년 국회에서 ‘성폭력범죄자에게 전자추적장치를 채운다’는 내용의 성폭력특별법 개정안을 도입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찬반 목소리가 엇갈렸다. 도입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50%를 넘는다”며 ‘움직이는 시한폭탄’인 성폭력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조속한 법률 개정을 요구했다. 반대하는 쪽에선 ‘현대판 주홍글씨’라며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점에서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팽팽히 맞서던 찬반 논란은 2007년 3월 제주에서 양지승 어린이 성폭행·살해사건, 12월 ‘혜진·예슬양 사건’이 일어나 찬성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일산 초등생 납치 미수 사건이 터지자 법률 개정안은 급물살을 탔다. 일반인이 성폭력범죄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도 법률 개정에 동기를 부여했다. 형사정책연구원이 2006년 남녀 20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살인(15.1%)보다 강간·성폭력(38.8%)이 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발찌제도는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해 9월 성폭력범에게 시행됐다. 이후 차츰 대상 범죄의 폭을 넓히고 있다.

보호관찰제도는 범죄인에 자유 주고 봉사 명령 성구매자 대상 ‘존스쿨’도 있죠

보호관찰제도는 범죄인을 가정 및 사회와 격리시키지 않고 교화한다는 의미에서 ‘형사정책의 꽃’이라고 불린다. 보호관찰 대상자들은 수용시설에 수감되지 않는 대신 보호관찰관의 감독을 받고 사회봉사명령이나 수강명령을 이행해야 한다. 야간 외출 및 특정 지역 출입제한 등 준수사항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심사를 거쳐 다시 수용시설로 갈 수 있다.

보호관찰제도의 큰 축은 사회봉사명령과 수강명령이다.

사회봉사명령은 보호관찰관의 지도 아래 대상자들이 노인·장애인복지센터 등에서 보수를 받지 않고 남들을 돕게 하는 제도다. 유죄 판결을 받은 기업인이나 연예인이 사회봉사명령을 이행하면서 일반인에게 알려졌다. 수강명령은 성구매를 하거나 가정에서 폭력을 휘두른 이들에게 많이 내려진다. 법원에서 수강명령을 선고받으면 알코올 중독·우울증 등 성향을 판별하는 검사를 받은 뒤 100~200시간 동안 치료·개선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사회 유명 인사의 특강을 듣기도 하고, 사이코 드라마나 역할극 등을 하기도 한다. 성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인 ‘존스쿨’도 유명하다. 이는 2005년에 시행됐다. ‘존스쿨’이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성구매를 하다 잡힌 남성들이 신분 노출을 꺼려 대부분 이름을 ‘존’이라고 밝힌 데서 유래했다. 199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돼 미국·프랑스·호주 등 현재 10여 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보호관찰제도는 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점점 영역을 넓히고 있다. 9월 26일부터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지 못하는 서민들은 사회봉사로 이를 대신할 수 있다. 무면허 운전이나 무전취식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벌금 미납자가 납부명령일 30일 이내 관할 검찰청에 사회봉사를 신청해 허가받으면 노역장에 유치되는 대신 봉사명령을 이행하게 된다.

이정봉 기자, 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