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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동아일보] 엄마 없이 밥 먹느니 보호시설 갈래요 2008-12-17

조회수:876

서울 성북구에 사는 심지연(가명·8) 지수(가명·6) 양 자매는 매일 빈집을 지킨다. 밥을 차려주는 사람도 없다.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옷감 배달을 하는 아버지는 새벽에 나가 밤늦게 돌아온다. 아이들만 지키는 방바닥에는 먹고 난 빈 과자봉지와 먼지가 수북하다. 밥솥에는 밥이 없어진 지 오래다.

박지연(가명·15) 양처럼 어린 나이에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부모가 일거리를 찾아 지방으로 나돌았다. 보호자 한 명 없이 혼자 집에 남겨진 박 양은 술과 담배의 유혹에 빠져들었고 학교마저 거르기 일쑤였다. 결국 보호시설에 스스로 들어가겠다고 신청했다.

최근 경기침체로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가 맞벌이를 하느라 하루 종일 집을 비우거나 결손 가정이어서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생계형 방임’이 늘고 있다. 현행 아동복지법에는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양육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행위’인 아동방임을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를 무심코 방치하는 것이 ‘학대’라는 인식은 높지 않다.

직접적인 폭력이나 학대 행위에 비해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서태원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홍보팀장은 “어른들이 ‘우리는 어릴 때 더 고생했다. 애들은 다 알아서 큰다’는 생각에 방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 탓에 방치되는 아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동학대 현황보고서’를 보면 아동 방임은 2005년 1635건, 2006년 2035건, 2007년 2107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08년 1∼6월 아동학대 2733건 중 방임은 1086건으로 신체학대(243건), 정신학대(308건), 성학대(119건), 유기(37건)보다 월등히 많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 어린이 방임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방임은 신체적 학대만큼이나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입힌다. 방치된 아이들은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정신적 소외감에 빠지고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하면서 영양상태도 나빠진다. 수업을 빠지고 비행의 길에 들어서기도 한다.

19일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노란 리본 달기 캠페인’ 등 아동 학대의 경각심을 높이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자녀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사정이야 딱하기는 하지만 어른들의 ‘소리 없는 폭력’인 방임을 줄이기 위한 민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김윤종 교육생활부 zozo@donga.com